수컷 공작새의 날개는 화려합니다.

녀석이 이렇게 화려한 날개를 가진 것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서인데, 사실 이 화려한 날개가 짝짓기를 하고 난 후엔 암컷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거추장스러운 크기와 눈에 띄는 무늬의 날개는 화려할수록 포식자에게 사냥당하기 쉬운 조건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컷 공작새가 가장 화려한, 그래서 생존에 불리한 수컷 공작새를 선택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사회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라는 책에서 암컷 공작새가 하는 선택은 섹시한 수컷 공작새와의 사이에서 후손을 낳으면 특히 수컷에 경우 섹시할 확률이 높고, 따라서 그 수컷 역시 짝짓기에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므로 결론적으론 번식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처음 공작새의 짝짓기에 대해 들었을 땐 공작새들이 생존에 불리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아무리 생존에 유리한 수컷이라고 해도 결국 짝짓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혼자 잘 생존하여 장수했지만 결국 후대를 못 본 왜소하고 초라한 한 수컷 공작새의 쓸쓸한 모습을 상상해보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그들의 짝짓기 방식에 납득해버렸습니다.
 
공작새의 짝짓기에 대한 글을 읽고 방탄소년단(BTS)의 미국진출 소식이 떠올랐습니다.

한국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은 얼마 전 미국 빌보드차트200에서 1위를 하는 기염(氣焰)을 토해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해외 유명 유튜버들의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여러 긍정적인 반응들 중 주된 이야기는 외모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특히 구독자수 65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daniel howell’은 “오직 내가 관심 있는 것은 그들의 피부 관리다”라며 방탄소년단의 피부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daniel howell’뿐만 아니라 남녀가릴 것 없이 여러 유튜버들이 방탄소년단의 ‘grooming(외모관리)’법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 것입니다.

 
한국 최고 남성스타들이 화장품 모델이 되는 현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이에 더해 한국 남성 그룹이 미국음반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데에도 외모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쯤 되면 남성에게 외모가, 특히 피부 관리와 같은 ‘grooming’이 꽤나 중요한 삶의 요소라는 것은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굳이 공작새를 통해 외모의 중요성을 떠올려 보지 않아도 말입니다.

사실 한국 30대 남성의 입장에서 결혼이나 연애는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30대 남성이 직면한 경제적 문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30대 남성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약10시간이라고 합니다), 곧 생존의 문제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레‘grooming’에 대해서도 점차 멀어지게 됩니다.

일하기도 바쁜데 외모 신경 쓸 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작새가 주는 교훈이 있지 않은가요.

생존에만 치중하여 외모에 신경 쓰지 않으면 결국 ‘짝짓기’에는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바쁜 와중이라 하더라도 ‘간단한 관리’법 정도는 익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요즘은 일에 치여 사는 30대 남성들을 위해 쉽고 간편한 피부 관리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고,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준수한 수준의 외모를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 연애도 돈부터 벌어야 하지 않느냐고? 일단 짝부터 찾고 이야기합시다. ”